전시정보
장구한 시간의 모험에서 얻은 발견 “나는 화살처럼 살고 싶다.” 윤상렬 작가의 신조가 된 작가의 말은 화두처럼 마음속에 꽂혀버린다. 윤상렬 작가의 세계를 이보다 정확하게 표현하는 말도 없기 때문이다. 그 말은 마치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제논(Zēnōn)이 제기한 화살의 역설, 즉 “날아가는 화살은 날지 않는다.”는 유명한 화두를 연상시킨다. 누군가 화살을 쏘면 화살은 어느 점에서 극소의 시간 동안 머무르게 된다. 그리고 다음 점에서 또 다시 머무른다. 이 머무름은 매순간 영구히 지속된다. 따라서 날아가는 화살은 날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은 물리적으로 쪼갤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제논의 역설은 멋진 오류에 불과하다. 여기서 윤상렬 작가가 생각하는 시간의 본질이 나온다. 시간은 각 순간마다 저마다 다른 의미를 지니는 동시에 서로 긴밀하게 착종되어 분리될 수 없다. 시간은 매순간 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 윤상렬의 작품을 바라볼 때 이 점을 상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