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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장입규 : 누가 우리 귀여운 코끼리의 코를 잘랐나.
기간| 2021.06.15 - 2021.07.29
시간| 12:00 - 18:00
장소| 씨알콜렉티브/서울
주소| 서울 마포구 연남동 504-29/일심빌딩 2층
휴관| 일요일,월요일, 공휴일
관람료| 예약링크 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533497
전화번호| 070-4006-0022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장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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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예약링크 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533497

CR Collective 씨알콜렉티브는 2021년 CR 신진작가 공모에 선정된 장입규의 개인전, 《누가 우리 귀여운 코끼리의 코를 잘랐나.》를 6월 15일부터 7월 29일까지 개최한다.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신진작가 장입규의 국내 두 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에서 장입규는 디지털 상의 편집 기법을 차용해 일상의 사물을 재구성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오랜 세월 유럽 대륙에서 종적을 감춘 채 신비의 동물로 일컬어져 온 코뿔소는 16세기 초, 인도 사절단과 함께 포르투갈의 리스본에 다시 등장했다. 이 신비의 동물은 입에서 입을 타고 그 기묘한 존재감을 유럽 곳곳에 과시하였다. 뒤러의 코뿔소 역시 이 시기 한 상인의 말에 뒤러 자신의 상상을 덧붙여 탄생한 결과물이었다. 갑옷같이 딱딱한 껍질로 둘러싸인 몸, 비늘이 돋은 다리, 가시처럼 뾰족한 엉덩이의 뿔을 가진 뒤러의 코뿔소는 구조적 오류가 발생한 이미지 파편들의 엉성한 조합처럼 보인다. 이 코뿔소에게 콧잔등에 난 뿔은 더 이상 유일무이하게 두드러지는 특징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코뿔소는 그 뿔보다는 갑옷같이 두터운 피부가, 혹은 얼룩 반점으로 뒤덮인 색깔이 더 주요한 특징처럼 보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뒤러의 기묘한 그림이 이후 몇 세기에 걸쳐 코뿔소를 표상하는 절대적 사실로 받아들여졌다는 점은 주관적 인식의 다발로써 형성되는 대상 개념의 허상성을 드러낸다.

《누가 우리 귀여운 코끼리의 코를 잘랐나.》에서 장입규는 하나의 대상을 이루는 보편적 관념 체계를 의문시한다. 코끼리를 가장 코끼리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눈을 감고 만져보아도 단박에 코끼리임을 알아챌 수 있게 하는 것은 역시 코뿐일까? 대상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시간과 언어, 갖가지 신념의 응집체는 그것에 단단히 붙어 사고의 우회로를 막는다. 장입규는 이러한 관념과 개념 사이의 역학 관계를 비틀어 본다. 우연히 사물을 자르는 것에서 출발한 그의 이번 작업은 디지털 매체의 편집 기법인 ‘잘라내기,’ ‘붙여넣기,’ ‘복사하기’ 등을 스크린 위가 아닌 실제 공간 안에서 수행하고 재구성하려는 시도이다. 디지털 세계의 문법을 물질세계에 옮겨오는 그의 시도는 동시대의 시지각 체계가 디지털의 논리 안에서 어떻게 재편되었는지를 실험해보는 실험의 장이다. 대상에 대한 고정관념들이 형성되는 우리의 인식체계에 관해 질문하는 작가의 행위는 의자 반쪽이나 빗자루의 머리를 뚝 ‘잘라내기’ 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물리적 세계에서 디지털 상의 움직임을 모방하는 장입규의 행위는 아이러니하게도 대단히 아날로그적이다. 대상을 자르고 붙이는 과정뿐 아니라 사물의 선택 과정 역시 물리적인 여정을 수반한다. 유영하듯 흐르는 웹에서의 정보 수집 과정과는 달리 그는 한 발, 한 발 몸을 움직여 갖가지를 수집한다. 찾고 싶은 키워드를 검색창에 입력하는 것이 웹서핑의 첫 단계라면 장입규의 검색 과정은 이와는 정 반대이다. 그는 무엇을 만날지, 무엇을 사고 싶은지에 대한 어떠한 예측도 없이 자신이 머무는 장소 곳곳의 벼룩시장과 길거리를 헤매다가 우연히 마음에 맞는 대상을 발견하고 선택한다. 그것은 다리 하나가 짧은 의자가 될 수도, 시간이 멈춰버린 시계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발견되고 선택된 사물들은 벽면의 그리드(cut and paste, 2019), 혹은 사진의 프레임(cable, 2019) 안에서 마음껏 변용되고 재배치된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끝없는 유비는 장입규의 작품 안에서 경쾌한 방식으로 궤적을 이룬다. 옷걸이의 잘려나간 한 귀퉁이는 저 너머의 벽면에 능청스럽게 붙어 원래 그렇게 생긴 양, 혹은 그곳이 자신의 제 자리인 양 하나의 전체를 이루고 있다. 비와 분리되었던 빗자루의 손잡이는 다른 물건의 손잡이들과 짝을 이루어 없어진 몸통을 다른 곳으로부터 ‘붙여넣기’ 중이다(Delete, 2020). 그렇게 수공으로 ‘잘라내기’와 ‘복사하기’, ‘붙여넣기’를 반복한 편집의 결과물은 최대한 납작한 모습으로 실제의 공간을 점유한다. 그러나 매끈한 스크린 위에서 하나의 면이 되어버린 세계와는 달리 3차원의 물리적 세계에는 여전히 방향성이 존재한다. 붙여 넣어진 사물의 조각들은 어디에서 보아도 무관할 듯해 보이지만, 이내 평면의 세계를 튀어나와 물리적 공간의 질서와 부딪힌다. 그렇게 보는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편집된 사물의 면면은 현실과 디지털 세계의 경계를 오가며 오작동하고 두 세계 모두를 비튼다.

(출처= 씨알콜렉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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