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출처=갤러리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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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갤러리이즈)

(출처=갤러리이즈)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시간이라는 선물 속에서 살아간다. 되돌아보면 나의 다이어리의 일정표에는 항상 빼곡하게 무엇인가 적혀 있었다. 꽉 짜인 일정 속에 가끔 하루 여유가 생길 때조차 여지없이 다른 일정으로 곧 채워지곤 했다. 이런 분주한 삶이 효율적이라 믿고 한동안 이런 방식으로 살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항상 시간에 쫓기고 끊임없이 허덕이는 나를 발견했다.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음을 직감하였고, 나의 계획과 상관없는 불가항력적인 시간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멈추어 보니 모든 것은 어그러져 있었고, 선물이었던 시간은 고통의 원인이 되어 버렸다. 
그 때부터 시작된 것 같다. 지나온 시간에 대한 원망과 후회가 반복될수록 기억은 왜곡되었고 소중했던 기억까지도 잠식해버리는 부작용이 생겼다. 이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원인에 대한 탐색은 계속되었고 결국 근본적인 원인은 현재의 감정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번 작업은 내 기억에서 소외되었던 시간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기억은 계속 변하고 새롭게 창조되기도 한다. 무언가를 떠올릴 때 사실 그대로가 아니라 현재 감정에 의해 해체되기도 하고 조합되기도 한다. 되돌아보면 무심코 지나쳤던 소중한 시간이 참 많다. 잊고 지냈던 작은 기억들을 통해 긍정의 시간을 발견하고 연속되는 과정 속에 드러나는 시간의 가치를 표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