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HIBITION
Architectural Drawing
Exhibition Poster
기간| 2021.06.17 - 2021.06.26
시간| 11:00~ 18:00 (목요일 14:00~20:00), 일요일 휴관
장소| KP Gallery/서울 *사진전문갤러리
주소| 서울 용산구 후암동 435-1/KP Gallery
휴관| 일요일, 월요일, 공휴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706-6751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황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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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황임규의 사진에 대해서:
시간과 공간 사이에서, 혼선이 빚어내는 긴장감


마크 미첼(Mark Mitchell)


황임규의 작업은 건축물의 ‘피부’ 아래 숨겨진 ‘골조’를 보여준다. 황임규는 건축가라는 자신의 특권을 활용해 카메라를 들고 건축 장소지의 곳곳에 접근한다. 늘어진 콘크리트, 녹이 슨 보강제, 거칠게 다듬어진 콘크리트 부산물 등, 하나의 빌딩이 세워질 것 같지 않은, 예상하지 못했던 숨겨진 골조로 작가는 관객을 끌어들이고, 두려운 감정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들이 황임규의 작업이 가진 생동감이다. 오래된 구조로서, 미래를 불러오는 과거의 이미지들은 표면 위로 드러나면서 새로운 형태가 되어 발가벗겨진다. 흐릿하게 드러나는 인간의 흔적과 곧 사라질 건설 자재들은 모습을 드러내면서 관객에게 도발적인 질문을 마주치게 한다. 현대적 사무실과 집의 유연하고 기하학-도형적으로 완전한 건물들 뒤에 무엇이 있었는가? 건축가의 기술에 의해 감춰진 것들은 얼마나 복잡한가? 작가는 용감하고 위축이 없는 시선으로, 때로는 공간 구성의 디자이너로서의 자신의 성취를 약화시키면서까지, 이런 질문들에 참여한다. 이것이 전부라고 할 수 있는가? 아마도, 작가는 말할 것이다. 작업이 진행되면서 우리는 작가의 시선이 시멘트, 와이어, 석회가 스며든 수로 등의 세속적인 것들에서 가라앉은 색채가 담긴 팔레트로 옮겨지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신비스러움을 위해서? 혹은 유토피아적인 것들을 위해서? 아마도 아닐 것이다. 세심하게 큐레이트된 이미지들은 모호하게 반복되고 레이어드 되면서, 한낮의 공간에서 이뤄지는 촌각을 다투는 모노크롬에 대한 연구로 진화하고, 관객이 생각해보지 못한 건축 현장의 공간, 삼차원의 지점으로 관객의 질문을 이동시킨다.

어렸을 적 영국의 해안가에 있는 전시(戰時) 수비 유적지로 여행을 가곤 했다. 거대한 콘크리트 탱크 트랩과 낡은 포좌들, 답사 등을 위해 아직 공개하고 있는 장소들 말이다. 황임규의 사진은 그것들을 떠올리게 했다. 그의 사진을 바라보다 보면, 우리는 오래된 시멘트와 석회, 자연으로부터 도태된 물질들로 이루어진 잔혹하고 지하의 세계로 초대받고, 비정상성(unnatural)은 병렬적 구성으로 전환 된다; 녹슨 철 막대들, 물에 둘러싸인 배수관, 금속 대들보가 지하(地下)신들의 폭력을 견뎌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가, 사라진다. 이것은 비가시적으로 창조된 지하의 지옥이다 – 프랑스어의 감각으로 말하자면, ‘원시적(brut)’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들은 ‘아무것도 아니어야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미지들을 통해 작가가 말하려는 것은 무엇인가? 왜 그는 일반적으로는 숨겨져야 하는 것들을 다소 공격적이고 도전적인 언어로 보여주는 것인가? 그의 카메라는 그의 전문성이 가진 미학적인 가치를 가지고 장소를 대면한다. 황임규는 특정한 텍스추어에 집중하면서 다른 원근법으로부터 같은 벽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 지점에서 다른 점을 구별하는 것이 불가능한가? 디지털화된 이미지들의 날카로움은 같은 면 안에서 모든 대상들로 구성된다; 금속 격자들은 콘크리트로부터 모습을 드러내는가? 혹은 그 안으로 사라지는가? 인간 형태를 띤 것들과 다른 것들이 있는 장소들은 어떤가? 관객은 들을 수 없다. 기준점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작가의 반복된 이미지는 소리가 낯설고 이상하게 들릴 때까지 반복되는 단어들처럼 언어론적인 포화 상태가 된다. 그러나 그 지점, 그가 어둠으로 빛을 침잠시키고, 모호하게 순수한 어떤 것을 도발적으로 남겨두면서, 과감하게 디테일을 삭제하는 방법이 바로 황임규의 가장 뛰어난 부분이다. 우리의 눈은 미세한 것들 따라 단서를 쫒으며, 형태와 형체에 주목하게 된다. 작업을 하면서 작가는 건설 현장의 사람들이 남겨놓은, 다른 종류의 의미가 담긴 비문을 발견하는데, 이 이미지들은 숨겨진 언어를 불러낸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 건축가로서의 작가가 요구한 측정, 정밀한 구도나 수량들이 변환된 것이니 말이다. 우리는 게임을 즐기듯이 유혹 당한다 - ‘이 사진은 숲 같네’, ‘이 사진은 치아의 배열 같은 걸’ 이런 말들을 하면서. 그러나 이것은 작가의 은유적 게임을 무시하는 것이다.

내부 콘크리트 구조물들은 작가 시선의 뼈대이다. 전선과 배관은 근육과 힘줄이다. 힘은 작가의 두 번째 방법에 의해 느슨해지지만, 이것은 매우 자의적인 에너지이다. 전선들이 불러오는 것은 무엇인가? 물리적인 힘 혹은 데이터이다 – 다름을 발견하는 것은 관람객의 몫이다. 와이어선은 색과, 특정한 지식에 의해 읽히고 바뀐다. 우리에게 (황임규의 작업은) 단순하게 이해받기를 요구하지 않는다. 조도가 낮은 불들이 벽 없이 위험하게 걸려 있다. 이들은 부드럽게 빛을 비추며 작동될 것이 분명하지만 우리는 이들의 작동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추정할 수 있다. 황임규의 작업은 물질성으로서의 공간, 건설 현장과 길지 않은 사진 경험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얇은 사이 벽으로 떠받치고 있다. 관람객들은 반직관적(counterintuitive)인 것, 단순한 혼란일 수도 있는, 이것을 찾는 자유에 놓인다. 
어딘가로부터 온 하나의 원뿔이 시멘트와 진흙을 지키고 서 있다. ‘당신이 이 마법에 능숙하지 않다면, 혹은 안전모를 쓰고 있는 게 아니라면 다가오지 말라’는 경고일지도 모른다. 황임규가 가진 유머러스한 부분이다.

황임규의 팔레트는 계획적으로 한정되어 있으며 그의 카메라가 빛 안으로 터질 때에도 채도를 낮춘다. 관객은 이를 통해 완전한 통제를 통한 작가의 활공(滑空)을 발견한다. 거칠고 성기게 잘려진 벽과 강렬한 빛이 쏘여진 장소들은 비현실적인 지각과 날카로운 기하학적 구조를 보여준다. 반면에 그의 ‘아래로 내려가는 듯한(undergang) 이미지’들은 끔찍한 밀실 공포증을 보여주고, 이미지가 최종으로 달려갈수록 우리는 그의 건축가로서의 영혼을 발견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작가는 카메라로 만들어 내거나 혹은 컴퓨터로, 혹은 반사를 통해 만들어낸 이미지들을 겹쳐 보여준다. – 산만하게 만들려는 시도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것은 사진의 프레임의 경계를 늘리려는 용감한 시도이다. 시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엉장브망(emjambement)’ 프랑스 시에서 시구가 한 행에서 끝나지 않고 다음 행에서 걸치는 것
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각운(脚韻)을 뛰어넘어 언어의미를 확장시키는 것 말이다. 그렇기에 몇몇 이미지들은 대중의 시선을 바로 사로잡을 것이다. 이 구조적인 작업 안에는 소리와 감각 사이에 긴장감과 차별성, 혼선(混線)이 존재한다. 작가는 오직 시각적으로 이것을 보여준다. 전시 액자의 제약이나 책의 평면성이라는 제한이 주어진다 해도, 오래된 유클리드 기하학적인 장소에서 새로운 형태를 구축하려는 작가의 시도는, 우리에게 도발적이고 시간적인 무언가를 보여줄 것이다...당신이 보고 있는 것은 ‘공간 안의 하나’와 ‘시간 안의 하나’, 둘 다 이다. 그 후에 고정된 하나의 평면 안에서 지속적인 무언가를 창조하려고 시도하면서 풀어내는 혼선이 빚어내는 긴장감(the interference-tension)이 남게 된다. 그가 보여주는 닫히고 무서운 공간에서 느끼는 관객의 불편함을 작가는 눈치 챌 것이며, 그는 관객이 떠나기 전에 다소 어려운 (그게 아니라면 다른 것이라도) ‘시각과 두뇌 사이의 게임(eye-and-brain)’을 하고자 할 것이다. 여기에서 느껴지는 만족감은 선과 구도, 접속점과 진행방향, 그리고 거대함에서 나오는 고단함에서 온다. 건축 사업은 고단함을 요구한다, 아마도.
황임규는 사진계에서는 새로운 얼굴이다. 사진 작업이 개인의 통찰력에서 비롯된다는 것은 뻔한 소리이겠으나, 그의 경우에는 그 말이 적합할 것이다. 그가 일상에서 쌓은 경험으로부터 나온 공간을 지탱하는 시선은 사진에 대한 그의 도전을 이끌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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