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작가노트 지금 지나가거나 멈춘 이곳은 생각보다 그리 한정된 곳은 아니다. 단지 명확한 목적으로 지칭되어 한정된 곳으로 인식하고 있을 뿐이다. 현재 우리의 모습은 공공 공간이라는 얇은 터널 속에서 모호한 규율을 정한 채 각자가 점유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윽고 규율이 고정되면 이제 더 이상 공간은 모두의 공간이 아닌 소수의 목적지가 되어버리고, 단숨에 권력으로 자리잡혀 많은 공간들은 찰나의 시간만 북적인 채 빈 공간으로 다수의 시간을 차지하게 된다. 나는 현존하고 있는 이러한 형태에 대해 반문하여 나날이 좁혀지는 영역을 느슨하게 풀고 싶었다. 나의 *레스토랑 데이는 암시적으로 규율을 해체하는 날이다. 이날엔 공백 상태인 공간들을 하루라는 시간 안에서 최소한의 기획으로 재구성하여 활용한다. 그리고 그때 마주한 우연적 요소들과 나의 의도적인 변형을 뒤섞어 한 장의 이미지로 만들어낸다. 그렇게 생성된 이미지를 통해 내가 시도하는 과정 자체로 묶여있던 범위를 모두가 마주할 수 있는 공간, 동시에 공간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또 다른 목적이 도출될 수 있다는 점을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한다. 나는 직접 구성한 이미지 속 기호 그리고 퍼포먼스들을 가지고 이미지-공간-관객의 축으로 공공 공간과 공중의 경계선에서 오가며 공공 공간이 지녔던 본래의 방향성을 탐색한다. 그로 인해 사진이 지니고 있는 편리한 접근성을 통하여 가려져있던 다양한 공간들을 구애 없이 들여다보고, 관객과 이미지 속 공간 사이에 은유적인 관계를 형성시켜 나의 시도를 기점으로 목도하는 많은 공간들을 한 번쯤 다르게 전환해보길 바래본다. *레스토랑 데이 : 소비 공간을 거치지 않고 우리는 타인과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가? 우리는 도시를 마음껏 누리고 있는가? 누구의 도시인가? 헬싱키에서는 ‘하루쯤, 수많은 규율적 시선과 제도가 아닌, 사람 사이의 마주침과 행위가 그곳이 어떤 도시인지를 결정하는 날’이 있으면 좋겠다는 이 상상이 모여 ‘레스토랑 데이’가 자리 잡혔다. (공공 공간을 위하여-) (출처= 공간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