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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00MHz: 진동하는 경계들
기간| 2021.07.09 - 2021.07.18
시간| 11:00 - 19:00
장소| 사가/서울
주소| 서울 성북구 길음동 1158/사가
휴관|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507-1442-1240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강은희, 김우진, 김은준, 김제원×하마베 후우, 김하연, 노두용, 노하라 마리에, 듀킴, 람한, 문이삭, 박동균, 박유정, 북방계(장종완×장준호), 백인환, 백정기, 성필하, 손선경, 안민욱, 염지희, 영리한 땅, 영호, 이경민, 이병찬, 이지안, 장서영, 정상인, 제로타로, 조희수, 최기창, 최리나, 케하라 히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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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라디오를 틀고 고속도로를 달리면, 어느 순간 음악이나 목소리가 치직거리곤 합니다. 지역에 따라 라디오 주파수가 다르기 때문이죠. 흥미로운 점은 그 경계가 실제 지리적 경계나 행정적 경계와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리적 경계를 넘어간다고 해도 통신이 갑자기 끊어지거나 다른 채널의 방송이 나오지 않고,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가 지속됩니다. 치직거리며 이쪽과 저쪽의 소리가 한꺼번에 들리는 순간. 이번 현대미술제의 기획은 바로 그런 순간의 감각에 집중합니다.

문명이 다 무너진 세계 멸망 이후를 그리는 장르를 포스트 아포칼립스라고 합니다. 그러한 세계관의 문학이나 영화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서로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라디오 전파를 송출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누군가 들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특정 주파수에 목소리를 실어 보냅니다. 그렇게 어떤 파동이 가닿는 것만으로도 공동체의 가능성은 싹트기도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주파수를 제대로 맞추지 못한다면, 전파에 담긴 목소리는 누구도 들을 수 없습니다. 사실 일상적인 환경에서의 소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는 온갖 진동으로 가득 차 있지만, 인간들이 들을 수 있는 것은 좁디 좁은 우리의 가청 범위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어떠한 감각을 공유하는 공동체라는 것의 가능성과 불가능성을 동시에 고민합니다.

그래서 00MHz라는 주제는 아무것도 없는 0, 특정되지 않은 수, 혹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 포착할 수 없는 그 모든 떨림들을 감지하기 위한 주파수 설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통해 안과 밖의 경계, 지역의 경계, 장르의 경계, 나아가 현대미술이 세워놓은 보이지 않는 경계들을 이리저리 진동하며 넘나들어 보려고 합니다. 경계라는 것 자체를 진동의 상태로 이해하고, 모든 것이 날카롭게 이분법적으로 구분되지 않는 모호한 상태로 상정하는 순간을 열어내는 것입니다. 

나아가 단선적으로 전시되는 미술 작품이 아니라, 관객과 작품의 경계 또한 넘나드는 과정을 이번 현대미술제를 통해 보여주고자 합니다. 00은 ‘공공’(公共)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실내 설치와 야외 설치를 구분하지 않고, 공공 미술과 갤러리 전시의 경계를 모호하게 연결할 것입니다. 관객과 행인 사이의 경계도 모호한 상태를 만들어내어, 예술의 공공성에 대한 고민도 다방면에서 성찰할 기회를 열어보겠습니다.

현대미술제 기간 동안 울산중구 문화의거리에는 다양한 질료를 가지고 특유의 개념적 방식으로 작업하는 총 31명의 작가들의 작업이 다채로운 방식으로 공존하게 됩니다. 사진과 조각, 영화와 음악 같은 장르의 경계 역시 넘나드는 작업들을 선보이고, 문자와 이미지 사이의 경계를 오가기도 합니다. 특히 이전 문화의거리 현대미술제에서는 사용되지 않았지만, 문화의거리가 가진 매력의 면면을 살필 수 있는 공간들을 발굴하여 전시에 활용하였습니다. 작품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화이트큐브(가기사진갤러리), 미디어 아트에 걸맞은 장소인 블랙박스(스크리닝룸), 화이트 큐브와 블랙 박스의 장점을 모두 취한 그레이 존이면서, 공간이 원래 가지고 있던 맥락을 그대로 살려 전시할 수 있는 공간((구)동광의원) 이외에도 문화의거리 곳곳에 공공 설치, 그리고 관객들을 직접 만나는 퍼포먼스와 워크숍까지. 다양한 현대미술 작업들이 그 모든 견고한 경계들을 진동시키고 넘어 다니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출처= 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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