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HIBITION
노재순 개인전
Exhibition Poster
기간| 2021.07.14 - 2021.07.27
시간| 10:30 - 20:00
장소| 마루아트센터/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15/인사동마루 신관3층
휴관| 전시마다 상이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2223-2533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노재순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 sound - spring
    2021(출처 = 마루아트센터) 캔버스에 유채 117 x 60 cm

  • sounds 6764
    2017(출처 = 마루아트센터) 캔버스에 유채 162.2 x 97 cm

  • sounds of scilence
    2020(출처 = 마루아트센터) 캔버스에 유채 90.5 x 60.5 cm

  • sounds of scilence
    2018(출처 = 마루아트센터) 캔버스에 유채 162.22 x 97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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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재순의 <사운드> 연작
    
     
    
    복잡다단한 현실에 대한 은유적인 메시지
    
     
    
    신항섭(미술평론가)
    
     
    
    화가는 누구나 자기만의 조형세계, 즉 개별적인 형식의 완성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극히 적은 작가들만이 이 목표를 성취할 뿐이다. 
    
    그만큼 독자적인 조형언어 및 조형어법을 통한 개별적인 형식의 완성은 힘들다.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누구도 가본 일이 없는 조형세계를 강구한다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그럼에도 화가들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부단히 탐색하고 아이디어를 찾아 나선다. 
    
    개별적인 형식미를 완결하지 않고는 작품의 영원성을 보장받을 수 없기에 그렇다.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자세로 새로운 소재를 찾고 새로운 조형언어를 만들어내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이다.
    
    노재순은 지난 10여 년 동안 입술이라는 소재로 작업해왔다. 원색적인 입술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그를 에워싼 배경은 무채색의 무겁고 어두운 이미지들이 포진한다.
    
     이처럼 상반되는 색채이미지로 인해 어느 곳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무엇보다도 원색적인 립스틱으로 꾸민 입술이 화면을 장악함으로써 시선을 집중시킨다. 
    
    그림의 전체상이나 의미를 읽어내기 이전에 시각적으로 압도당하는 것이다. 
    
    그가 신체의 일부인 입술을 소재로 채택하게 된 것은 어쩌면 예견된 일인지 모른다. 대학졸업 후 한 때 현대미학에 심취해 눈眼을 소재로 하여 작업한 일이 있었다. 
    
    눈이 가지고 있는 강렬한 시각적인 인상뿐만 아니라, ‘마음의 창’이라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내면세계를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처럼 인체의 특정 부분에 관심을 가진 전력이 동기가 되었는지 모른다. 
    
    입술을 소재로 하는 그의 작업은 비교적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형식미를 가지고 있다. 입술의 이미지가 화면을 장악하는 가운데, 비구상적이고 추상적인 이미지를 배경으로 설정하는 비교적 간명한 작업이다. 이러한 패턴이 형식화하여 작품마다 반복된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의외로 복잡한 구성임을 알 수 있다. 
    
    화면을 압도할 만큼 존재감이 큰 입술에 비해 그 외연, 즉 입술을 에워싸고 있는 배경은 매우 복잡하고 난삽해 보이는 이미지들로 채워져 사뭇 어지러울 지경이다. 
    
    포스터를 뜯어낸 자국인 듯, 찢어지고 조각난 종이조각들과 낙서 그리고 오랜 시간의 축적을 말해주는 비바람에 얼룩진 이미지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오래된 시간의 축적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낡은 벽면의 이미지에 다양한 색깔의 립스틱을 바른 입술을 대비시키는 구성은 창의적이고 독특하다.
    
     소재도 그러하거니와 입술과 배경의 대비라는 구성상의 특징이 그러하다. 입술이라는 소재는 시각적인 자극이 매우 강하다. 
    
    입술은 여러 가지 눈에 보이지 않는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기에 눈에 보이는 자극 이상의 심리적인 작용을 일으킨다. 특히 에로틱한 성적인 상상력을 부추긴다. 
    
    도발적이고 자극적이며 관능적인 입술의 이미지와 마주하는 순간 심리적인 동요를 피할 수 없을 만큼 강렬한 인상에 멈칫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의 작품에서 보는 입술은 비현실적으로 확대된 이미지여서 어느 관점에서는 기괴하게 보일 정도이다. 
    
    특정의 사물을 확대했을 때 느끼는 비현실성은 초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해서 순간적으로 긴장감을 높인다. 이는 새로운 시각적인 체험에서 오는 심리적인 반응이다. 
    
    입술에는 손바닥의 지문처럼 사람마다 다른 고유의 주름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그 주름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이미지는 눈에 보이는 그 이상의 의미를 내재한다. 
    
    얼굴의 표정과 마찬가지로 입술의 주름 자체가 신체적인 언어가 되기도 하는 까닭이다.
    
    입술이 중심적인 이미지이지만 배경 또한 입술에 대응하는 시각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아름답고 자극적인 입술과는 판이하게 다른 복잡한 이미지는 입술의 시각적인 인상을 한껏 부추기는데 유효하다. 
    
    이는 서로 다른 이미지의 조합 및 대비가 만들어내는 상승작용 때문이다. 입술의 이미지에 대응하는 복잡한 구조의 배경은 건물의 벽면 이미지를 가져왔다.
    
     기호, 부호, 문자, 사진 등이 뒤엉키는 낙서와 인쇄물을 비롯하여 갖가지 광고물을 부착했다가 떼어낸 흔적 그리고 암시, 상징적인 이미지들이 혼재하는 벽면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싶은 상황이 펼쳐진다. 
    
    이렇듯이 배경을 벽면의 이미지에서 가져왔다는 사실을 전제로 할 때 그의 작업은 사실주의에 가깝다. 
    
    실제보다 과장하여 확대하는 방식은 현대미학의 범주에 속하지만 묘사적인 이미지는 사실적이어서 사실주의의 변형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내용에서는 현대미학의 조형어법을 구사할 뿐만 아니라 암시, 은유, 상징과 같은 기법으로 내면을 표현한다는 점에서는 사실주의와는 일정한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사실주의에도 일정한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아니 시각적인 이미지에 국한하자면 사실과 추상의 절충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형식과 내용을 함께 놓고 보면 현대회화로서의 성향이 짙다.
    
    입술과 낙서로 함축되는 두 가지 대립적인 이미지의 조합은 개별적인 형식의 성립은 물론이요, 내용이라는 두 가지 요건을 충족시키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시선을 압박할 정도로 확대된 입술이 지어내는 시각적인 이미지는 개별적인 형식미에 응답하면서 동시에 내용을 담는데 효과적이다.
    
    즉, 입술의 이미지는 형식을 주도하는 입장이고, 배경의 복잡다단한 낙서의 이미지는 내용을 이끌어 간다. 
    
    이는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찬찬히 뜯어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형식적인 특징이다. 
    
    입술은 그 어떤 소재보다도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매혹적인 소재라는 사실에 동조하지 않을 수 없다. 
    
    형식이나 내용은 차치하고 시선을 사로잡는 시각적인 흡인력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아름답다. 
    
    입술에 대한 여러 사회학적인 의미를 나열하기 이전에 이미 시선을 빼앗고 감정을 훔치는 마법을 지닌 존재가 바로 입술이다. 
    
    그럼에도 에로틱한 상상을 자극하는 관능적인 이미지 탓일까, 입술이 그림의 소재가 되고 형식미에 관여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 싶다. 
    
    그는 입술이라는 관능적인 소재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례적이다. 
    
    실제로 그의 작품에서 입술은 신체 일부라는 일상적인 인식을 간단히 뛰어넘는 사회학적인 이미지로 변모한다. 입술은 신체의 일부로서 말하고, 소리를 내며,
    
    음식을 먹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성적인 유혹의 상징이기도 하다. 입술이 가지고 있는 기능은 의외로 다양할 뿐더러 그와 관련된 의미는 많고도 많다. 
    
    더구나 그 움직이는 모양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전달하는 시각적인 언어로서 기능하기도 한다. 
    
    그의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꼭 다문 입술을 비롯하여 살짝 벌리는가 하면, 혀가 드러나기도 하고, 하얀 이가 드러나 말을 하는 듯싶기도 하고, 
    
    동그란 모양으로 벌리기도 하며, 아랫입술을 지긋이 물기도 한다. 이러한 입술의 모양은 감정이나 심리적인 상태에 의해 일어나는 일종의 의태어라고 할 수 있다. 
    
    입술이 신체적인 언어로서의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역설하는 장면이다. 
    
    이렇게 보면 그가 제시하는 입술의 이미지가 단순히 조형적인 소재에만 국한하지 않는 폭넓은 기능과 의미를 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입술이라는 단일 소재가 의외로 다양한 이미지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다. 물론 그는 시각적인 이미지를 우선하여 조형적인 소재로서의 가치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입술 그 자체가 아름다운 조형적인 소재라는 사실을 새삼 환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입술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말하고, 먹고, 노래하는가 하면 에로틱한 상상을 부추기기도 하는데 반해 그는 일단 아름다운 소재로서의 가치를 제시하는데 목적을 둔다. 
    
    하지만 일련의 입술을 소재로 한 그의 작업에서는 일반적인 인식을 뛰어넘는 상징적인 언어로서의 이미지로 바뀐다. 무엇보다도 입술의 모양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 및 의미로 바뀌는 조형적인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색깔에 따라서도 그 상징적인 의미는 다르게 이해되고 해석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의 립스틱 색깔은 그날의 감정이나 그날의 만남 그리고 그날의 행사 등에 따라 선택된다고 한다. 
    
    이렇듯이 립스틱의 다양한 색깔은 사회학적인 이해의 창이면서 동시에 내적인 욕망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립스틱의 색깔은 작품의 내용과도 일정한 관계가 있는 언어적인 표현인 것이다. 입술의 색깔에 따라 작품에 담기는 내용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짐작케 한다. 
    
    언어적인 표현으로서의 입술의 색깔은 심리적인 요인과 함께 사회적인 상황 및 여건에 의해 결정될 수 있음을 말해준다. 색깔마다 고유의 상징성이 있는데다 그 모양과의 조합을 통해 의식 및 감정의 상태를 표출하는 것이다. 이는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신체언어로서의 기능을 말해주는 부분이다. 
    
    작가적인 입장에서는 입술을 통해 그 자신의 내면을 표출하기도 한다. 립스틱을 사용하는 여성의 입술은 회화적인 소재임과 동시에 그 자신의 심중을 전달하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이렇게 보면 그가 입술을 소재로 선택한 이유가 어렴프시 드러난다. 단지 아름다운 이미지, 에로틱한 이미지에 국한하지 않는 그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는 창구로서의 역할을 맡긴다는 뜻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입술은 여성의 신체적인 일부로서 가질 수 있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른 방향으로 확장되면서 어느새 고유의 가치를 뛰어넘어 작가적인 욕망을 대리하는 존재가 된다. 
    
    실제로 그는 입술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그 자신의 작가적인 욕망을 은밀히 노출시킨다. 
    
    여기에는 개인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현실에 대한 그 자신의 입장 및 이해 그리고 해석도 포함된다. 입술의 이미지를 에워싸는 배경에 나타나는 각종 기호, 부호, 문자, 
    
    이미지를 포함하여 드로잉과 같은 시각적인 이미지는 다름 아닌 그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이다. 여기에 덧붙여 그리고, 지우고, 긁고, 붙이고, 떼어내는 등 
    
    다양한 표현기법들은 내용을 거드는 한편 시각적인 이미지를 풍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동시에 이는 혼란스러운 현실, 즉 세계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포함하여 개인적인 갈등과 같은 내면적인 상황을 시사한다. 
    
    작품에 따라서는 시사성 있는 인물사진이나 낙서라는 문자 이미지를 통해 개인적인 심회를 드러내기도 한다. 
    
    글씨를 거꾸로 쓰거나 알아 볼 수 없는 암호와 같은 이미지를 써넣기도 하는데, 이는 그 자신만의 조형공간이자 세상을 향한 언어적인 진술임을 말해준다. 
    
    그러고 보면 그림의 배경은 벽면이라는 현실적인 공간을 초월하는, 그 자신에게만 허용된 일종의 낙서판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낙서가 존재하는 거리의 벽면은 사회적인 얼굴이라고도 할 수 있다. 불특정 개개인이 겪는 현실적인 문제를 비롯하여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이슈는 물론이거니와 
    
    문화예술에 대한 반응 등 다양한 의견과 속내를 드러내는, 일테면 정신 및 감정의 해방구일 수 있다. 
    
    그는 이와 같은 낙서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서의 벽면을 주시함으로써 작품에 내용을 담는 문제를 거뜬히 해결한다. 
    
    확대된 입술과 그에 대응하는 복잡다단한 이미지의 배경을 대비시키는 상반된 이미지의 조합은 개별적인 형식미로서 손색없다.
    
     
    (출처 = 마루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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