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이면 속 실체에 대한 탐구’ 나는 진실세계의 이면 속 실체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작업을 이어 나가고 있다. 작업은 지극히 개인적인 기억 속에서 출발한다. 덧붙이자면, 그것은 일상 속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생겨나는 오해와 마찰에서 비롯된 혼란스러운 기억이다. 그로부터 비롯된 혼란은, 바이러스와 같이 기하급수적으로 증식하며 내면을 공허함으로 잠식시켰다. 이러한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된 허무함은, 개인을 둘러싼 사회의 진실성에 관한 물음으로 확장되었다. 지인들은 말했다. “다 같이 부대끼는 이 세상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현상으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내가 속한 이 사회의 이면에는 너무나 많은 허구성이 있었다. 나는 삶 속에서 나타나는 진실은 겉으로 보이는 현상일 뿐임을 직시하고, 그 이면 속 실체에 집중하게 되는데, 이는 ’나‘와 ’타인‘간의 교차점에서 생겨나는 마찰에서부터 비롯된다. 현상(혹은 대상) 속 실체는 여러 복합적 관계에 의해 얽히고, 섥혀 있어 그것을 밝히기란 쉽지 않았다. 이로써 현상의 실체를 탐구하는 나의 작업과정은 여러 양상을 띄게 된다. <녹색의 파편> 에서는 대상의 외형을 해체하여 최소한의 요소만 남긴 후 그 심층을 분석하는 모습을 보여 주며, <막(膜)> 연작에서는 대상의 이면 속 실체를 지각해 나가도록 유도하는, 다소 직접적인 방식을 취해 관람자의 능동적 태도를 이끌어내고자 하였다. 또한 <상처 입은 어느 이의 해우소> 연작에서는 갈증의 대상인 현대적 시간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원시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치유적 장소를 보여준다. 여러 조형적 실험을 통해 시‧지각의 인식을 새롭게 열어가는 이번 전시는 보이는 것(物)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思)을 열어 놓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삶의 현실 속 개인은 수면 아래에 가려진 실체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반응하는가?’라는 질문에 나의 전시는 보고 감각하는 것, 너무 익숙해서 무감각해진 시‧지각을 활성화시켜 잠재된 감각을 일깨우고 저마다의 답을 찾아가는 여행이 될 것이다. 이외에도 잎, 테이프 등으로 이루어진 작품들은 본질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해석이 존재함을 일깨워 주고, 그 본질은 고착된 진실이 아닌, 관객 스스로 그동안 당연시 생각했던 것에서 모순을 발견하여 진정한 본질에 다가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여정을 마련해 주고 있다. (출처= 갤러리도스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