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HIBITION
Inter-media+Inter-view ; 인터-미디어+인터-뷰
Exhibition Poster
기간| 2021.08.03 - 2021.08.29
시간| 12:00 - 18:00
장소| 아트스페이스보안(구 보안여관, 보안1942)/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효자로 33
휴관| 월요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720-8409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안광휘, 오수아, 인터미디어Y, 한영권, 황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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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홍운탁월(烘雲托月)과 실루엣(silhouette)


동북아 한자문화권 수묵화의 창작 방법 중 하나인 ‘홍운탁월’은 흰 화선지에 담채 방식으로 밝은 달을 그리는 방법을 말한다. 

종이도 하얗고 그려야할 달도 하얀데, 흰 달을 그릴 먹색은 검은 색. 이처럼 검은색 먹으로 흰 달을 그리기 위해 오래전 문인화가들이 고안한 방법은 매우 흥미롭다. 그들은 검은 먹으로 달 주위의 구름을 묘사하여, 간접적으로 흰 달을 표현했다. 

이를 비유하자면 주인(主)인 ‘달’을 드러내기 위해, 손님(客)인 ‘구름’을 그린 것. 즉 ‘주제를 드러내기 위해 배경을 그리는 것’이자 ‘주체를 표현하기 위해 객체를 묘사한 것’이다. 

서구 회화사에도 이와 비슷한 방법론으로 실루엣(silhouette)이 있다. 

이는 주인과 손님의 경계면을 그려 인물의 특징적 외곽선을 드러내어 인물을 묘사한다. 즉, 주인인 인물을 그리는 것도 아니고 손님인 배경을 그리는 것이 아님에도, 인물의 외형이 표현된다. 결과적으로 인물 내부를 모두 표현하기보다 인물과 배경의 접촉하는 경계면을 묘사함과 동시에 인물이 표현된다는 점에서 ‘홍운탁월’과 방법론상 유사성을 공유한다.

그래서 동북아의 ‘홍운탁월’과 서구의 ‘실루엣’ 두 가지의 공통점은 주인이자 주제를 직접 그리지 않고, 손님인 배경이나 경계를 묘사하여 주인을 표현한다. 즉, 두 방법론은 주인과 손님, 주제와 배경의 경계면이 드러남(경계면을 드러냄)으로 해서, 주인이자 주제의 면모가 펼쳐진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주제와 배경, 주인과 손님, 주체와 객체의 상호(inter) 분리 불가능을 암시하며 내포하고 함축한다는 것을 읽어낼 수 있다.

‘홍운탁월’의 구름이 사라지는 순간, 달이 사라지며. ‘실루엣’의 경계면이 사라지는 순간 인물도 배경도 모두 사라진다. 객체와 손님과 배경이 사라지는 순간 주체와 주인과 주제 또한 사라짐. 경계가 사라지는 순간 ‘주객 모두(inter)’ 사라진다.


청출어람(靑出於藍)

그런데, 시간적인 선후 관계의 측면에서 ‘홍운탁월’을 보자면, ‘부차적이고 배경이자 손님인 구름’이 먼저 드러난 이후에 ‘주요하며 주제이자 주인인 달’이 펼쳐진다. 이처럼 시간적 선후 관계를 매개하는 사자성어로 ‘청출어람’이 있다.

‘청출어람’은 선후 관계상 쪽빛이라는 원료가 먼저 있고, 여기에서 푸른빛 안료가 나온다는 것으로, 이 사자성어는 일반적으로 ‘스승과 제자 상호(inter)간의 관계’를 일컫는 용어로 사용된다. 즉, 쪽빛이라는 원료가 스승이 되며, 푸른빛 안료는 제자가 되는 것.

이는 시간적 선후 관계상 스승이 먼저 있고, 이후 스승보다 뛰어난 제자가 나온다는 것으로 결과적 의미상 주인은 제자다. 물론, 주인이었던 제자가 시간이 흘러 스승이 되면, 또 다른 주인인 제자가 등장하게 된다.

이를 ‘홍운탁월’식 함수에 대입하면, ‘구름이 스승, 달이 제자’가 된다.

구름을 묘사하는 과정 없이 달이 표현될 수 없듯, 쪽빛이라는 원료 없이 푸른 안료는 나올 수 없으나, 구름이 달이 아니듯 쪽빛은 푸른 안료가 아니다. 그러나 구름이 없다면 달이 없고, 쪽빛 없이는 푸른 안료 또한 없다.

배경이 먼저 등장하고 이로 인해 주제가 부차적으로 펼쳐지는 ‘시간적 선후와 인과가 오묘하게 뒤틀린’ 홍운탁월과 청출어람은 ‘공간적으로 안과 밖이 뒤틀린’ 뫼비우스의 띠를 닮았다.

이렇듯 ‘홍운탁월’의 구름과 달. ‘청출어람’의 스승과 제자는 상호(inter) 의존적이며 결코, 독립적일 수 없다.

Inter-active Art

그렇다면 동북아 한자문화권의 이러한 담론은 그저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오래되어 낡고 죽어가는 이야기일 뿐일까?

동시대 동영상 매체를 활용한 미술품 창작의 방법에 ‘인터랙티브 아트(Inter-active Art)’라는 ‘관람객 참가형’1 미술이 있다. 이는 조형 예술가가 일정 조건의 동영상 작업을 제작하긴 하되, 관객이 그 작업에 일정한 방식으로 참가하고 개입하고 작동하여 완성되는 미술품을 말한다. 이러한 ‘상호작용적 예술(Inter-active Art)’에서 관람객이 없다면 해당 미술품은 결코 완성되지 못한다.

이는 서구의 대표적인 창작 태도인 ‘무엇에 의존함 없이 독립적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create)는, 신적 권위의 예술가 이미지’를 탈피한 ‘동시대 미술(contemporary art)’의 독특한 창작 방법론이다.

즉, 창작자와는 무관한 손님이자 객체인 관람자. 이러한 ‘관람자에게 의존하여, 관람자가 개입하고 매개하며 간섭을 통해’ 완성되는 미술품인 ‘인터랙티브 아트’는 ‘홍운탁월식, 청출어람식’으로 창작된다.

Inter-media+Inter-view 전

앞선 관점으로 보자면, 타 작가들이 ‘구름이자 쪽빛(스승)이며 감상자’가 되어 ‘홍운탁월’하고 ‘청출어람’하며 ‘인터랙티브’하는 ‘Inter-media+Inter-view 전’의 기획 의도2인 ‘상호 매개(inter-media), 상호 대면(inter-view)’적이며 ‘상호 관계(inter-relation), 상호 의존(inter-dependence)’적 창작은 매우 흥미롭고 독특한 기획이자 창작 태도라 평가 가능하다.

미술가 + 농부, 황동하

1 ‘관람객 참가형’ ; 미술판에서 종종 ‘참여 작가, 관람객 참여’ 등의 용어가 오용 남용되나, ‘참여’는 ‘사회정치적 문제에 대한 적극적 관심과 개입인 앙가쥬망(engagement)’을 함의하는 사회학적 전문용어. 그래서 엄밀하게 ‘사회정치적 문제에 대한 적극적 참여’가 아닌 ‘인터랙티브 아트’라면 ‘관람객 참여’라는 표현보다 ‘관람객 참가, 개입’이라는 용어가 적절하며 타당하다. 

2 ‘Inter-media+Inter-view 전’의 기획 의도 ; 이번 전시의 기획안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118656483776684&id=100068969988825  참고. 


(출처=보안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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