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원초적 감성(Primitive Sensibility) 눈에 있는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이 모이는 약 1mm의 점을 포베아(fovea)라고 부른다. 오목한 포베아에 시각세포들이 점점이 박혀 있는데, 이 시각세포에는 흑백을 보는 막대세포(rod cell)과 컬러를 보는 원뿔세포(cone cell) 두 종류가 있다. 원뿔세포는 빨간색, 초록색, 청색을 보는 세포 3가지로 나뉘며, 빨간색을 보는 세포가 60%, 초록색을 보는 세포는 40%. 청색을 보는 세포는 1% 미만으로 분포되어 있다. 이 과학적인 사실을 갖고 창작한 작품이 <원초적 감성(Primitive Sensibility)>시리즈이다. 세포의 구성 비율이 왜 다른 지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유전적, 진화적으로 원시시대부터 이어진 환경적 요인 때문에 비대칭 적인 비율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낮에 주로 볼 수 있는 붉은색 계통을 보면 시각세포의 60%가 발화한다. 발화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시각세포가 빛을 보면 전기 신호로 바꿔 뇌에 전달하기 때문이다. 붉은색이나 노란색을 볼 때 60% 이상의 시신경이 활동하기 때문에 붉은색 작품의 부제가 ‘완전 발화(Full ignition)’이다. 밤에는 붉은색, 노란색이 아닌 청색 계통이 보인다. 밤하늘은 암청색 계통으로 보이는데, 암청색 작품을 가까이에서 보면 중간중간에 붉은색, 초록색이 보인다. 밤에는 청색을 보는 시신경, 총 시신경의 1%만 활동하기 때문에 ‘사일런스(silence)’보다 더 극단적인 쉼 인 ‘적막(tranquility)’라고 표현했다. 다음은 밤하늘의 별을 10분 동안 보고 있으면 별이 점점 밝아진다. 별을 동경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별이 갑자기 밝아지면서 확 다가온다. 그 황홀한 순간을 표현한 작품(Creeping Light, 암광)이 마지막 밝은 청색의 작품이다. 이러한 과학적인 개념을 가지고 만들어진 작품이 ‘원초적 감성’이다. 무질서한 정보를 유한한 피상으로 개념화하는 뇌, 합으로서의 의식을 그리다. 우리가 삶을 살면서 접하거나 표출하는 데이터들은 우리의 의식과 감정을 형성한다. 이러한 데이터들은 뇌의 기억회로 등을 통하여 일정한 규칙을 가지며 추상화되어 저장된다. 본 전시에서는 이러한 기억의 추상적 모습을 회화와 미디어 예술을 통하여 표현하였다. 우리가 사물을 보고 느끼는 것은 단순히 사물 자체가 주는 느낌만을 그 분석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그 사물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지식이나 경험이 결부되어 나타난다. 본 전시에서는 일상을 살면서 접하는 수 많은 장면들(아침에 일어나 보는 집 안의 사물들, 가족의 얼굴들, 출근하면서 보는 거리의 풍경들, 사무실의 동료들, TV의 장면들, 영화의 장면들, 여행의 풍경들 등…)을 예술작품화 한다. 이 모든 장면들은 뇌에 기억으로 남게 된다. 기억의 형상은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저장되는 것처럼 또렷하지 않다. 뇌는 장면들의 특징들을 추출하고 압축하여 저장한다. 인공지능의 한 분야인 딥러닝은 이러한 뇌의 작동 방식을 모방한 것으로 수 많은 장면으로 이루어진 이미지들의 공통점을 뽑아 이를 추상화하는 작업을 한다. 예술품은 내가 보는 일상의 장면들을 딥러닝을 사용하여 그 공통 요소만을 추출하여 추상화한다. 추상화된 연속적인 이미지는 나의 의식의 모습을 내포한다. 외적으로 들어온 추상적 기억들과 기존의 나의 경험들이 결합되어 외현적 감정의 모습이 형성된다. (출처= 모리스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