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HIBITION
적막한 긴장
기간| 2020.08.18 - 2020.10.25
시간| 현재 코로나로 잠정적 폐쇄/ 오전 09:00부터 오후 23:00 까지 / 매월 둘째∙넷째 월요일 및 설∙추석 연휴 휴관
장소| 서리풀休갤러리/서울
주소| 서울 서초구 반포동 114-3/B1
휴관| 월요일
관람료| 성인 1,500/ 청소년1,000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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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전시전경

  • 			미묘한 문장들
    글 이영상
    1.
     동물이 색을 바꾸는 상태에 대해 작가와 이야기 한 적 있다. 보호색은 아니라니 그렇다면 위장색인가 했는데 결국 둘은 다르게 비슷한 말이었다. 사진으로 봤던 <열수림>(2019)은 몽상 같았고 줄곧 응달에 가린 숲의 이면처럼 보였다. 熱水는 끓는 물이니 뿌옇게 뜬 습기라 생각해 안개가 아니라 수증기라 믿었다. 실제로 본 <열수림>은 말놀이가 비껴가듯 예단했던 많은 단어들을 뒤엎었다. 작가의 말놀이를 좀 더 보고 싶었다. 내가 던지는 습관적인 말들은 작가가 포착했던 것들에서 자꾸 비껴갔다.
     ‘바람’을 ‘희망’으로 적었다가 ‘희구’로 써보기도 하고, 다시 ‘소희’로 기입하는 일은 가닿으려는 현실의 말맛이 그만큼 미묘하기 때문이다. 작가 스스로 만들어낸 세계에는 여행에서 만났던 나무와 꽃들, 직접 키웠던 선인장과 행운목이 사생돼 있다. 서로 다른 시간과 서로 다른 장소의 식물들이 한데 모여 숲을 이룬다. 이 숲은 현실이 아니다. 스스로 존재하는 것을 그저 있는 대로 두어도 과정 속에 놓인 일은 윤색되기 마련이다.
    
    2.
     밑동만 덩그러니 남은 나무, 말라버린 뿌리와 제 할 일을 다 해 파랗고 자줏빛으로 변한 고목이 자못 어둔 감정을 세운다. 주위로 돋아난 풀이 무심코 빽빽하다. 제 자리에 있음을 보여주는 작가의 발화는 많은 일들이 과정 안에 있는 것임을 보여준다. 자연물이 살아 있거나 죽어 있는 일은 그다지 유효한 이야기가 아니다. 밝아 뵈는 색조가 가라앉는 이야기와 부딪칠 법도 한데 무심한 관조는 말들 사이를 비집을 수 있게 만든다. 사생으로 그려낸 식물들은 비현실적인 숲으로 모이고 이는 다시 무심한 시선에 안착한다. 
     고채도의 색은 명도를 조절하거나 보색이 활용돼 화면 안을 단단하게 완성한다. 맑고 옅은 안료가 장지에 스미면 나무껍질과, 언덕과, 바위와, 이끼가 시간 속에 쌓인다. 젖어 묻은 색이 축축해 졌다가 마르기를 반복하면 자연스레 나이테가 완성된다. 이로 보면 작가노트의 “뒤섞인, 경계, 모호함, 보편적, 결, 흐름, 쌓임, 궤적, 풍경”에 이르는 수사가 어떻게 시각화 될 수 있었는지를 짐작케 한다. 
    
    3. 
     <열수림>은 별도의 지지대 위에 각이 지게 설치 됐다. 딛고 있는 이곳을 벗어나 소요 혹은 와유와 연관 시킨다면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에게 억지 울타리를 덧씌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버섯은 아름다울수록 독이 많고 산수는 미화 될수록 이상향에 가깝다. 아름다운 독은 현실에 있고 이상향은 부존재로 존재한다. 작가는 윤색된 대상들을 빛이 바라도록 두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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