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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장범순 ‘Post Corona’
기간| 2020.09.16 - 2020.09.22
시간| 10:30~18:30
장소| 인사아트프라자/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관훈동 21 인사아트프라자
휴관| 연중무휴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736-6347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장범순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 장범순, 우리가 제일 잘나가
    Acrylic on canvas 118×90cm

  • 장범순, 50대
    Acrylic on canvas 70×70cm

  • 장범순, 40대
    Acrylic on canvas 70×70cm
  •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상 진풍경, 그 풍자> ┃ 김종근(미술평론가)
    소박파 화가인 앙리 루소는 “예술가의 스승은 자연”이라고 했다. 화가는 자연에서 모든 것을 배운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꼭 스승이 자연뿐 일 필요는 없다. 1960년대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시인 김수영은 “시인의 스승은 현실” 이라고 했다. 이 땅에 발을 딛고 사는 한 예술가에게 최고의 스승은 현실이라는 것이다. 분명 현실은 화가들에게 그 어떤 표현과 충동의 욕구를 불 러 일으키며, 화가들은 그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이렇게 화가들은 눈에 보이는 현실적인 상황을 작가의 독특한 언어나 화법으로 담아낸다.
    그래서 이번 장범순 작업의 스승은 전적으로 오늘날 우리 사회에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전 그의 작업들은 삶이나 현실 속에서 이야기들을 날카롭게 풍자하거나 패러디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었다. 작년 개인전에서 보인 그의 현실에 관한 흥미로운 풍자와 시각들이 이번 개인전에서는 <코로나19> 라는 범 유행 현상으로 옮기면서 그 현상들을 아주 맛깔나게 그려내 고 있다. 그 현상의 바탕에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의 현실, 진풍경의 리얼리티 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물론 메시지의 전달이나 표현의 방법으로 볼 때 그간 장범순의 작업 은 풍자나 패러디 등 현실의 상황을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비틀기로 일관해온 것에 비하면 같은 맥락에 서 있다고 보여진다.
    이전의 작업이 폭넓은 현실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비판적인 시각으로 그림의 씹는 맛을 보여 주었다면, 이번에는 오로지 코로나 발생 이후의 세태와 풍속을 때로는 아프게 더러는 씁쓸하게 묘사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역병들에 관하여 그림들이 역사상 없던 것은 아니었다. 1916년 영국 화가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가 그린 '데카메론 이야기'(1916)가 그것이다. 이 그림들은 페스트 피해 때문에 교외로 떠난 사람들이 풀어놓은 100편의 이야기를 쓴 보카치오 의 소설 '데카메론' 속에서 10명의 남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1348~1350년 유럽에서 역병이 돌아 기세가 최고조에 달해 당시 유럽 인구의 30~50%정도 의 7,500만명~2억 명에 달하는 사람이 죽었던 것으로 추산되는 어쩌면 인류 역사상 가장 커 다란 피해를 줬던 역병으로 그 모습이 기록화처럼 남겨져 있다. 이처럼 질병은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면서 역사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 페스트, 콜레라, 유행성 독감 같은 유행성 질병의 백신과 치료약이 만들어질 때까지 사람들을 괴롭히며 인류의 역사를 바꾸어 나갈 것 이다. 그리고 그 현실은 화가들에 의하여 기록적인 작품으로 남겨진다. 어쩌면 장범순이 그러 한 시리즈의 한국에서 첫 번째 작가가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는 이번 작업을 발표하면서 스스로 그 작업 의도를 아주 명백하게 밝혔다. “풍자와 유머로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메시지 연장선에서 시각 표현으로 연대와 참여를 하고 싶다.”고 말이다. 이처럼 그의 작업은 코로나 시절에는 자발적 격리 차원에서 빚어지는 울고 싶고 어쩌면 웃고픈 스토리를 천태만상의 다 양한 모습으로 그 진풍경을 도처에서 끄집어내고 있다.예를 들면 금침 원앙의 한 이불을 덮고 누워 있어야 할 부부가 거꾸로 얼굴과 발을 맞대고 서로 누워야 하는 참으로 우스꽝스러운 잠자리 표정, 외출보다는 주문 배달을 해서 시켜 먹는 배달꾼들이 오토바이로 거리를 누비는 모습과 혀를 내민 감각, 가족들이 모두 거리 두기를 위해 벤치에 앉아있거나 일정 거리를 두고 시소를 타고 있는 참으로 엉거주춤한 풍경들 같은 우 리가 이전에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진풍경이 바로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풍경들은 이것으로 그치지 아니하고 사람들의 의식주와 생활습관과 구조를 바꾸어 놓고 있다. S 자 의자에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식사를 하는 아이러니한 거리 두기, 마스크에다 여자는 입술 남 자는 수염을 그려 넣어 성 정체성을 강조하는 한 쌍, 마스크를 앞으로 가린 채 키스를 나누는 청춘 남녀의 사랑, 지팡이를 둔 채 거리 나누기를 하는 중년의 사랑 이야기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번 전시 작품에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코로나 사태에서 발생하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이나 기현상을 표현하기 위해 명화 속의 이미지들을 적절하게 차용하고 있다는 것인데 작품 (신천지) 에서 보이는 살바도르 달리의 <기억의 고집>에서 등장하는 늘어진 시계나 (참 잘했어요)에서 늘어난 벤치는 기호로 차용하고 있으며 앙리 마티스의〈Dance > 역시 패러디하여 그 흥미 요소를 더하고 있다. 앙리 마티스를 패러디한 (원무) 작품에서는 흥미를 넘어서 코로나 시대 상황의 반전을 암시하고 있다. 각기 다른 색깔의 댄서들이 불가피한 현실에 순응하고자 마스크를 쓰고 춤을 추고 있는 원무에서 캔버스 상단에 흑 백의 남녀를 배치하고 굳건히 손잡고 춤 추는 표현은 작가노트에서 주장한대로 인류가 한마음으로 결속하는 기회가 된다는 세계평화에 대한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다. 바이러스를 앞에 두고 골프채로 정확하게 맞혀 아궁이 불 구덩이로 쳐 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간절한 희망은 곧 코로나 극복의 염원을 슬쩍 담아낸다.
    
    삶의 방법도 이채롭다. 작품 (신천지) 에서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내면의 새장에 갇혀 일상적인 자기 일을 하는 모습을 모자이크 형식으로 처리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코로나의 시작인 신천지를 제목으로 하는 작가 특유의 비틀기가 드러나고 있다. 포스트코로나가 불가피한 현실 이라면 이 기회에 오히려 자기개발 또는 성찰 같은 내면의 신천지에 관심 갖자는 긍정 의식을 제시하고 있다.
    
    장범순의 이 코로나 시대의 풍속도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예상케 한다는 점에서 화가가  본 현실은 낯설고 이채롭다. 후에 사람들은 코로나 시대에 사회와 사람들의 모습이 어떠했는 지를 장범순의 그림들을 통해서 그 리얼리티한 생생함을 경험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장범순의 재치있고 위트가 느껴지는 독특한 그림들을 보면서 나는 조르주 루오가 말한 명언이 떠오른다. “위대함은 수학적 비율이나 주제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예술가의 눈동자와 뇌와 손 안에 있는 것이다.” 21세기에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한민국의 풍속도가, 현실이, 청춘이 그의 눈동자와 뇌와 손안에 있음을 그림을 통해서 만나게 되는 현실은 많이 우울하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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