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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레아 정 개인전 < 만날 수 없는 - parallel >
기간| 2020.11.24 - 2020.11.30
시간| 월-금 10:00 ~ 18:30 토,일 12:00 ~ 18:00
장소| 갤러리 너트/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안국동 175-61
휴관| 전시 준비 기간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598-5333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레아 정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 석양무렵
    2020 2겹 한지에 수간채색,연필,석채 65x45cm

  • 봄의 목련나무
    2020 3겹 한지에 혼합재료 41x35cm

  • Life flows
    2019 장지에 수간채색 50x100cm

  • Flowing; covid19 winter to spring
    2020 한지에 수간채색 35x80cm
  • 			To be continued
    
    
    
    
    
    
    레아 작가의 <만날 수 없는 parallel>은 두 가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하나는 레아 작가의 아버지와 있었던 사연과 관련이 있다. 화가가 되는 것을 반대했던 아버지는 10년 간 루게릭병을 앓으면서도 딸과 평행선을 유지하다가 작년 초 돌아가시며 후회와 미안함을 전했다고 한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맞이할 때 언젠가 다시 만나자고 하지만 사실 정말로 만날 수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은 불현 듯 재생되며 계속된다.
    
    
    그것은 이번 전시작 중 “Where we came from? Where are we now and going to go”가 고갱의 작품명 “Where do we come from? Who are we? Where are we going?”을 오마쥬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물론 세계관과 서사 모두 그것과 다르지만, 밝음과 어두움을 거의 동시에 보여주는 그의 얼굴에서 두 속성이 상충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조화하고 있음을 느끼는데, 이는 신기하게도 그의 그림이 가진 특징과도 닮아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현재’에 대한 질문인 “Where are we now”는 결국 공간과 시간을 동시에 묻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이라는 현재를 관통하지 않고는 설명할 수도, 스스로 변신할 수도 없는 맥락에서 여는 이번 전시에서 레아 작가에게 지금 이 겨울은 무척 특별한 시간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보편적으로 우리는 겨울을 ‘봄을 기다리는 시간’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는 꼭 빨리 지나버렸으면 하는 부정적인 의미로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시간’으로 받아들이곤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계절은 다시 돌아오고 그렇게 우리는 성장하기 때문이다. 평온한 가을 하늘이 다시 조금 낮아지고, 귓가에 날카로운 칼바람이 지나갈 때 우리는 또 다른 유형의 존재가 된다. 1년 전의 이 계절, 당장 어제의 같은 시각이 물리적으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속성에 있지만 언어적으론 계속해서 만날 수 있는 역설이 일어나는 까닭은 다름 아닌 우리가 그렇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매일 ‘오늘’에 깨어 있어 그 시간들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이다. 마냥 겨울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그러한 능력이 없어 오히려 빛나는 우리 인간들의 연약한 부지런함 아닐까.
    
    
    그렇기에 우리는 ‘여전히 살아 있음(be)’에 더욱 천착하는 것 같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언에 착안하여 폴 메카트니가 썼다는 비틀즈의 ‘Let It Be’가 5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것은 ‘하다(do)’ 아래 둘 수 없는 ‘있다(be)’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어떤 현상에 대해 우리는 우리가 주체적으로 나아가는 것 같아도 수동태로 쓰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to be continued’다. 그냥 이어나가면 되는가 싶지만, ‘이어나가 지기를’ 염원하는 작은 존재일 뿐임을 상기하는 것. 자신 역시 병마로 죽음에 가까워지며 ‘Memento mori, Carpe diem’의 의미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는 레아 작가의 담담한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내년에도 새로운 계절이 ‘이어나가 지기를’ 새삼 바라게 된다.
    
    
    20여 점으로 엄선된 이번 개인전에서 그의 작품 사이에는 보는 관점에 따라 어떤 연관성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의도적으로 제목을 없애서 모든 해석 권한을 감상자에게 넘기는 방식보다는 레아 작가처럼 때론 매우 긴 문장을 사용해서까지 적극적으로 제목을 부여하는 성향을 선호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도 작가의 세계와 자신, 그리고 작품 간의 연관성, 즉 그 만남 가능성에 대한 연결 주체는 감상자 개인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본 서문에는 두 가지 의미만을 써놓았지만, 문두엔 ‘그 이상’이라고 해둔 것. 따라서 필자는 “Reflection of moon”, “Rise again”, “Night turns into morning”, “Where we came from? Where are we now and going to go”, “My spring day”, “To be continued”로 이어지는 순서가 첫 개인전을 이루는 서사를 담은 주요 작품이라고 느끼지만, 각자의 감상법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 조립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작가를 전시장에서 만나게 된다면 꼭 한 번 물어보길 바란다. 왜 나비를 그렸는지.
    
    
    
    
    -배민영 예술평론가, [HOPPER]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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