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예술가의 역할과 태도〉 -김기라 나에게 예술가란 인간의 죽음 이후에 만나는 휴머니즘과도 같다. 현실에서의 상황과 역사에 대한 또 다른 냉철한 분석 그리고 인식의 변화가 없다면 지금의 삶이나 우리가 꿈꾸는 미래의 삶이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나는 예술가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에는 어느 정도 동조하지만 전체를 바꾼다는 것에는 여전히 냉소적이다. 내가 생각하는 예술가의 몫과 그 위치는 시대의 눈과 시각 그리고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예술가의 역할과 태도는 무엇을 볼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볼 것인가를 보여주는 자리임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술가는 역사와 시공간 사이에 벌어져 있는 틈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이어주는 다리를 놓는 사람들인 것 같다. 예술가의 입장과 태도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예술가의 윤리는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는 것 그리고 진정한 평등과 자유를 향한 사유와 행동주의자와 같다고 생각한다. 쓸데 있는 짓을 하는 사회 안에서 예술가의 쓸데없는 행동의 중요성은 일반적이며 보편적인 시각에서의 쓸모 있는 그 어떤 행위보다 더 가치 있고 중요한 사유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사회적 불평등과 편견을 지적하며 주변인에 대한 문제를 다양한 각도로 다루어왔다. 나는 나의 이러한 작업이 이 시대의 사라져가는 휴머니즘과 공동선을 측정하는 예술가의 쓸데없는 입장과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불평등과 편견의 사회에 살고 있는 예술가들이 예술가로서의 입장과 태도를 통해 우리 주변의 다양한 전문가 및 협업자들과 연대하고 고민하는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어떠한 현대미술 운동이나 사회 전반의 예술운동, 혹은 이를 실천하는 다양한 형태의 방식 등에 대한 담론이 형성될 것이라 기대한다. (출처 = 윤선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