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2020.07.23 - 2020.08.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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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 화요일 – 토요일: 오전10시 – 오후6시 수요일 연장개관: 오전10시 – 오후 9시 |
장소| | OCI 미술관/서울 |
주소| |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45-14 |
휴관| | 일, 월, 공휴일 |
관람료| | 무료 |
전화번호| | 02-734-0440 |
사이트| | 홈페이지 바로가기 |
작가| |
정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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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어느 날 ‘털 달린 존재’가 하나 사라졌다. 그러자 곧 또 다른 하나가 나타나 그의 부재를 채웠다. 털 달린 존재는 종종 사라지곤 했지만, 전체 개체 수는 늘 엇비슷해졌다. 그런데 이건 실종 사건이라며 의문을 품는 자가 나타났다. 형사다. 사건 해결을 위해 소설가로 잠복하는 형사, 하지만 아뿔싸, 이웃한 3번 방의 작가도 사라졌다! 도대체 사건의 전말은 무엇일까. 정해나는 이 전시에서 냉혹한 현실을 『요재지이』와 같은 기담에 빗대어 몽환적으로 그린다. 전시명에 쓰인 ‘긴 머리와 그보다 더 긴 혀를 가진 동물’은 여성을 일컫는 러시아 속담이다. 그러나 정작 작품 속 여인은 혀도, 입도, 얼굴도 없다. 말하지 못하는 자들이 그저 흔적 없이 사그라진다. 그렇게 증발한 존재를 우리는 실제로도 알고 있다. 뉴스에 보도되는 강제적·비자발적 실종뿐만 아니라 사회적·심리적으로도 설 자리를 잃고 마냥 줄어드는 이들, 동료 ‘여성’ 작가들만 하여도 몇몇은 이제 볼 수 없지 않은가. 세상은 규율되지 않는 이들이 사라지면 그 방식이 무엇이든 단지 그 부재만을 안도한다. 소외된 자들에게 매 순간은 사라지기 직전인 양 위태로우며, 침묵 속에 강요된 세상의 불온함은 쉬이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 여기 있기에 우리는 오늘도 진실을 향해 발을 내딛는다. 김소라(수석 큐레이터) [출처] OCI 미술관 홈페이지